Toy/Misc/Misc2011. 1. 30. 18:35
[잡담] 액션피규어의 수명은?

거창하게 액션피규어의 수명이라 하였습니다만, 리볼텍의 경우를 보겠습니다.

2006년이라는 피그마보다 3년 가까이 앞선 시점에, 2000엔이라는 초저가로 발매된 
리볼텍 012 블랙라군 래비는 여성형 액션 피규어의 기념비적 제품이라 생각합니다.

다양한 관절과 나름 괜찮은 품질에 이만큼 저렴한 제품이 그 전에는 없었기에 저도 
3개 구입했습니다. (물론 얼굴은 좀 아니었던지라 모두 바꿔 주었지만. ^^)



특히나, 제품이 굉장히 튼튼하고 견고해서 거의 반영구적으로 망가지지 않을 것으로 믿었습니다만...
5년이란 시간이 지나자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표면이 번들거리며 왠지 끈적거리는 느낌이 드는데 표면이 살짝 녹은 것 같기도 합니다.
가끔 오래된 저가 PVC 제품에서 이런 현상이 발견되었는데, 리볼텍이 이렇게 된 건
처음 보는 군요.



어쩌면 리볼텍 일부 제품에서만 일어나는 현상인지 모르겠습니다만, 이런 현상이 왜 일어나는 것이고, 
어떤 제품들에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알 수 없다면, 모든 제품들이 이런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봐
야 할까요?

언제 이런 현상이 일어날지 모르니 장난감들을 이제는 그만사야 할까요?
아니, 최소한 합금류 장난감을 사야 할까요?

제 생각은, "겨우 몇만원 남짓한 장난감에게 너무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닐까" 싶습니다.
위의 레비만 보더라도 5년이나 갖고 놀았으니 이미 20만원 이상의 가치를 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가지.
장난감은 구입한 그 당시, 그 즉시 충분히 즐기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장난감도 사람도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 순간 순간에 충실하고, 모든 것을 그 시점에서 온전히 즐겨야 겠습니다.
장난감, 공부, 일, 사랑, 인생 모두 다 말입니다. ^^



제가 장난감 취미를 시작하여 처음으로 열심히 활동했던 인터넷 카페에 오래간만에 들려봤습니다.
이미 제가 아는 사람들은 다 떠나고 황량하기만 하더군요.
하기사, 저도 몇년째 글하나 올리지 않았으니 저도 그 황량함에 일조했던 겁니다.

당시에는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며 화기애애했던 그 시절의 추억이 지금 이 순간은 견디기 어려운
괴로움이 되었습니다. 결국 600여개나 되는 글을 모두 삭제하고 나왔습니다. 

하나하나 삭제하며 "그때는 이랬지, 저때는 저 사람과 참 친했는데, 내가 이런 말도 했었구나"
지난 날을 되돌아 보니 만감이 교차합니다.

카페 주인장이 폐쇄하겠다고 할 때 앞장서서 카페는 이미 주인장 한사람의 것이 아니라고,
다른 사람에게 넘기는 한이 있더라도 남겨두자고 했었는데, 지금 이 모습을 보니 제 생각이
짧았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때 인연 맺은 사람들 중 일부는 이제 연락이 안되고, 또 일부는 연락이 점점 뜸해지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몇명은 아직도 종종 연락 주고 받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저도 다른 카페에서 활동하며 새로운 사람과 다른 인연을 만들며 계속 전과 다름 없는
취미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습니다만, 아마도 처음 시작하던 그 시절의 나는 이미 없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서운하기 그지 없군요.

...

역시 이 취미도 결국은 사람이 가장 소중하고, 그것이 오래도록 꾸준히 이어질 때, 그 가치가
빛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취미를 오래도록 꾸준히 즐기는 사람과 사귀고 싶습니다.
그런 꾸준한 사람과 오래도록 인연 이어가고 싶습니다.



여담으로, 그런 경험의 소산이 바로 이 블로그입니다.
지금 생각으로는 한 80살까지는 할 것 같으니, 이 블로그도 지금부터 40년은 더 지속될 것 같습니다. 
(80살 넘어서도 건강만 괜찮다면 조금 더 해볼지도 모르겠습니다. ^^)
Posted by hwanj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