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시적, 친구들이 피비케이츠나 소피마르소에 열광할 때, 본인은 혼자 캔디나 밍키
그림을 스크랩하거나 코팅해서 책상서랍 깊숙한 곳에 보관하곤 했었다.
나는 왜 여자 연애인보다 만화속의 여자 주인공에게 더 흥미를 갖는 걸까?
오늘 살펴 볼 제품은 바로 이것 입니다. 쇼핑몰 소개글을 그대로 가져옵니다.
■ 크기 : 1/8 scale ( 약 32cm )
■ 발매일 :·2008년 10월 하순
■ 작품명 : 이것이 나의 주인님
■ 참고 : ·전2종 ·사와타리 이즈미, 쿠라우치 야스나
애처로운 포즈가 팬의 마음을 자극합니다.
본체 뿐만 아니라, 시트의 베개의 대좌로 하는 등 고사양의 조건은 유저에게 확실하게 어필합니다..
이 제품은 사실 몇개월 전에도 인터넷 쇼핑몰에서 봤었습니다.
그때에도 왠지 눈에 들어오긴 했습니다만, 그다지 흥미를 갖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었지요.
(사실, 이런 제품 구입해 봐야, 그다지 플레이벨류가 높지 않아서 구입하지 않았습니다.)
진마징가를 구입하러 나가지 않았다면, 그래서 직접 매장에서 실물을 보지 않았더라면,
아마도 평생 다시 만날 일도 구입할 일도 없이, 있는지 조차 모르고 넘어갈 그런 제품이었을
겁니다.
로봇은 유년 시절 추억과 못다 이룬 한풀이라고 하고, 액션 피규어는 갖고 노는 재미라고 하고,
캐릭터 피규어는 원작의 향수라고 한다면, 위의 제품은 도데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니, 알고 있는데 무의식적으로 부정하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애써 오프매장까지 나가서 사온 진마징가는 꺼내 보지도 않고, 행여 애들이 방에 들어올까
문까지 잠그고 나서 뭐에 홀린 듯 열심히 사진을 찍으면서도 머리속으로는 계속
"이거 내가 지금 뭐하는건가?"
하는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이미 결혼해서 애가 둘이나 되는, 이미 충분하다면 충분한 경험으로
'그것'에 대해서 어떤 환상과 판타지도 없는, 그런 평범한(?) 중년남자가,
이런 사진찍으면서 무슨 생각을 하는 걸까...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잘 표현은 못하겠습니다만, 아마도 머리속에만 존재하는, 어떤 상상의 세계 자체에 대한
즐거움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 봅니다.
흠... 말솜씨도 부족하고, 이쪽으로는 그 어떤 이야기도 용납되지 않는 사회통념상
이야기 하면 할수록 더 수렁으로 빠져드는 느낌이 듭니다.
그러고 보면, 새삼 집사람에게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해는 못합니다만 (하기사 저도 설명못하는 걸 집사람이 어떻게 이해하겠습니까?)
그래도 이런 취미를 존중해 주고 인정해 주니 저도 이런 취미를 즐기는 것이지,
아마 집사람이 극도로 싫어한다면 아마 저도 그다지 즐겁지 않겠지요.
재미없는 이야기는 그만하고, 그냥 제품이나 사진으로나마 감상하도록 합니다.
본 제품은 보자마자 뭐에 홀린듯이 구입했다고 앞서 이야기 했듯이,
묘한 매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제품 자체는 경품이라 다소 아쉬운 부분이 없지 않습니다만,
케릭터 표정과 프로포션, 세부 묘사, 반쯤 비튼 포즈, 전반적인 조형 등
정말 뭐라 칭찬해야 할지 모를 정도로 감탄스럽습니다.
거의 모든 면에서 매우 만족스럽고, 특히 시트의 묘사가 일품입니다.
더불어 벗겨진 구두가 포인트라면 포인트입니다.
옥의 티를 꼽는다면, 스타킹의 접합선이 눈에 띄는군요.
그다지 거슬리진 않지만, 원체 잘 나온 제품이라 상대적으로 많이 아쉽습니다.
너무 멋진 제품이라 되려 꺼내 놓기 어려운, 그런 비운의 제품이 되겠습니다.
그러함에도 방출하기는 너무 아쉬워서, 당분간(오래오래?) 갖고 있을듯 하네요.
그럼 여기까지.
p.s : 둘째에게 들켰습니다. 장식장 아래 구석 뒤쪽에 숨겨두었으나,
둘째 취미가 진열장 꼼꼼히 살피며 바뀐부분 찾는 거라 역시나 들켰네요. -_-
보고 나서 둘째 曰~
"이 언니 (가슴) 옷이 내려갔어. 헐렁거리나봐. 올려주면 안돼?"
흠... 다행히(?) 아랫쪽에 둔 덕분에 치마(?)는 못 본 모양...
아무래도 빨리 방출해야 할 성 싶습니다~ T_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