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blog.hani.co.kr/gategateparagate/28812
... 한국인들의 실질적 이데올로기는 민족주의도, 자유주의도 아닌 냉소주의와 가족 내지 의사 (擬似)가족 단위의 이기주의의 조합이다. 극도로 부패한 관벌, 재벌의 지배 하에서 사는 한국인들은, 일반적으로 사회가 거짓과 폭력으로 이루어져 있는 것으로 보면서 정부나 사회 지도층도, 서로서로도 잘 믿으려 하지 않는다. 여론조사에 의하면 타인을 일단 먼저 믿어볼 수 있다고 답하는 사람들은 28%에 불과하다. 그러나, 늘 타인을 불신, 경계해야 하는 폭력적 정글에서 사는 사람들은, 그렇다고 그 폭력에 정면으로 저항하기에는 학교나 군대에서 폭력에 너무나 잘 길들어져 있는 것이다. 저항한다기보다는, 그나마 믿어도 될 것 같은 가족, 의사 가족 (선후배 등)과 튼튼히 뭉쳐서 폭력의 먹이사슬에서 약자가 아닌 강자가 되려고 발버등친다. 그것이 도덕적 선 (善)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것도 아니지만, 대다수는 이 세상에서 정의가 구현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이미 믿지 않는 것 같다.
글 전반에 대해서는 생각이 다르지만, 한국인의 실질적 이데올로기를
"가족단위의 이기주의의 조합"으로 정의한 부분에 대해서는 부분 동의한다.
천성적인 반골기질과 외골수 성격으로 어느 집단에 가도 적당히 거리두며
자발적 외톨이를 즐기며 지내왔지만, 이제는 점점 나도 의사 가족을 만들어
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천성이 이래서 과연 변할지는 잘 모르겠다.)
나는 그렇게 살아왔지만, 딸아이들만은 그냥 저냥 세상에 잘 융합해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무엇보다도 나는 이 세상에서 정의가 구현될 수 있다는 것 자체를 이미 믿지 않는 것 같다
그러함에도 올바르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올바르지 못한 것을 보며 분개하는 모순이
나를 괴롭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