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bby/Camera/Photo2006. 12. 1. 15:03
MTF 차트는 렌즈의 해상력과 콘트라스트를 객관화한 수치입니다. 필름 카메라 시절, 10R 이상의 대형 인화를 하는 전문 작가가 아닌 일반 유저들은 MTF 차트에 대해 그다지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필름이 아닌 CCD를 촬상소자로 사용하는 디지탈 카메라에서는 촬영한 이미지의 원본을 그대로 모니터상에서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유저들은 렌즈의 미세한 성능 차이에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렌즈 제조회사들은 자체적으로 MTF 수치를 측정해 발표하고 있으며, MTF 차트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있는 photodo.com에서도 각 제조사 렌즈의 MTF 수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MTF 차트는 렌즈의 성능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자료임에도 불구하고 복잡한 그래프와 용어 등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해석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오늘 강좌는 렌즈 테스트에서 빼놓을 수 없는 MTF 차트를 쉽게 해석해 보고자 합니다. 조금 지루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내용일 수 있으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MTF 수치란 무엇인가




MTF는 Modulation Transfer Function 의 약자로, 우리말로 마땅히 대체할 말을 찾기가 쉽지 않습니다. 직역하면 '변조 대체 함수' 정도의 의미이겠지만, 글을 쓰는 저도 도통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군요. ^^;

 MTF 수치란 피사체의 상과 렌즈를 통과하여 실제로 촬상면에 맺힌 렌즈의 상의 형태를 비교하여 나타낸 값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이상적인 렌즈의 MTF 수치는 당연히 1이 될 것입니다. 원래 피사체의 형태와 렌즈를 통과한 빛이 맺힌 상의 형태가 똑같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상과 현실이 다르듯, 실제로 MTF 수치가 1인 렌즈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곡면으로 된 렌즈의 특성상 피사체에서 나온 빛은 구면 수차라는 왜곡이 필연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1보다 작은 값을 갖게 됩니다.

 단지 MTF 수치가 높다고 해서 좋은 렌즈라고 단정지어 말할 수는 없습니다. 렌즈의 품질을 구성하는 요소에는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MTF 수치는 과학적인 렌즈 평가 기준이며, 렌즈의 해상력과 콘트라스트 성능이 객관적인 수치로 판명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경우 MTF 수치가 높은 렌즈가 뛰어난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콘트라스트와 해상력

 앞에서 밝혔듯이 MTF 차트는 렌즈의 해상력과 콘트라스트를 객관화한 수치입니다. 그러므로 본격적으로 MTF 차트를 설명하기 전에 콘트라스트와 해상도, 그리고 샤프니스에 대한 정확한 개념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MTF 차트의 수치가 무엇을 나타내는지를 명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콘트라스트는 밝고 어두운 부분의 밝기 차이를 의미합니다. 콘트라스트가 강한 사진이라면 그만큼 사진의 명암이 뚜렷하게 표현되어 입체감이 살아나게 됩니다. 샤프니스는 우리말로 '경계면의 날카로움', 즉 선예도 정도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MTF 차트에서 샤프니스는 단순히 경계의 날카로움을 의미하기 보다는 사물의 디테일을 정확하게 표현하는 능력, 즉 해상력에 더욱 가까운 의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묘사력이라는 표현도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샤프니스라는 용어는 선예도와 해상력(묘사력) 두 가지 모두를 두리뭉실하게 일컫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강좌에서는 해상력이라는 단어로 샤프니스를 대체하겠습니다.







샘플 이미지






녹색 : 콘트라스트(10lp/mm), 자주색 : 해상력(30mm/lp)

위 사진을 보면 콘트라스트와 해상력에 대해 더욱 명확하게 설명해 줍니다. 첫 번째 샘플은 콘트라스트와 해상력이 모두 뛰어납니다. 두 번째 샘플은 콘트라스트는 괜찮지만 해상력이 떨어지며, 세 번째 이미지는 콘트라스트는 매우 떨어지지만 두 번째 샘플보다 해상력은 우수한 편입니다. 마지막 네 번째 샘플은 콘트라스트, 해상력 모두 평균 이하를 보여줍니다. 아래 이미지의 실선들은 MTF 차트를 간략하게 도식화한 선입니다. 콘트라스트를 나타내는 녹색선은 조금만 떨어져도 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해상력을 나타내는 자주색 선은 수치가 낮을수록 경계선이 뭉게지는 경향이 심해집니다.

 MTF 차트의 이해

 그럼 본격적으로 MTF 차트에 대해 설명하겠습니다. 아래 표는 MTF 차트를 간략하게 나타낸 표입니다.  MTF 차트에서 세로축은 MTF 수치를 나타내며 가로축은 필름의 중앙부에서 각 모서리까지의 거리를 나타냅니다. 즉 MTF 차트는 렌즈의 중앙부부터 주변부까지의 MTF 수치를 테스트한 차트입니다.




2개의 렌즈로 MTF 수치를 측정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1번 렌즈(빨간색 선)의 경우 렌즈 중앙부의 묘사력은 뛰어나지만 렌즈 주변부로 갈수록 해상력이 급격하게 감소함을 알 수 있습니다. 그에 반해 2번 렌즈(파란색 선)를 보면 중앙부 화질이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렌즈 주변부로 갈수록 화질 열화가 적은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럼 실제 MTF 차트를 가지고 좀더 자세하게 알아보겠습니다. 다음의 그래프는 캐논에서 발표한 EF 17-35 렌즈의 MTF 차트입니다.







캐논 EF 17-35 MTF 차트

위 표의 lp/mm에서 lp는 Line Paris의 약자입니다. 즉, 1mm안에 그어진 선의 갯수를 나타내며 전문 용어로 '공간주파수'라고 합니다. 공간 주파수가 1 lp/mm라고 하면 1mm 공간에 0.5mm의 검은줄과 0.5mm의 흰줄이 하나씩 있는 것을 의미합니다. 1 lp/mm에서는 아무리 성능이 떨어지는 렌즈라 할지라도 원래의 원본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아주 정밀한 묘사력을 갖고 있지 않아도 피사체의 명암 차이만으로 충분히 표현할 수 있기 때문에 1 lp/mm에서는 대부분의 렌즈가 높은 수치를 나타낼 것입니다. 일반적으로 10 lp/mm까지의 테스트 수치는 렌즈의 해상력보다는 콘트라스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수치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모두 필름 카메라를 기준으로 작성된 것이기 때문에 촬상면이 작은 APS-C급 이미지 센서를 사용하는 보급형 DSLR 카메라에서는 15lp/mm 정도까지 콘트라스트 수치라 해도 무방합니다. 10 lp/mm에서는 일반적으로 0.8 이상이 되어야 콘트라스트가 우수하다고 하며 0.9가 넘어가면 매우 뛰어난 콘트라스트를 보여주는 렌즈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MTF 차트의 5 lp/mm나 10 lp/mm 수치가 0.8 이하라면 이미지는 상대적으로 흐릿하게 보입니다. 10 lp/mm 수치는 매우 민감하기 때문에 그래프 상에서 조금만 차이가 나더라도 눈으로 그 차이를 쉽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공간주파수가 20lp/mm나 30lp/mm인 경우는 10lp/mm와 성격이 다릅니다. 20lp/mm 이상에서 측정된 그래프는 렌즈의 해상력을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해상력이란 위에서 언급했듯이 피사체의 세세한 부분을 정확하게 표현해주는 능력입니다. 30lp/mm의 경우 0.6 이상의 수치 이상이면 좋은 해상력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렌즈의 경우 0.4 내외의 수치를 가집니다.

 그러나 렌즈의 해상력은 단순히 한번의 측정으로는 알수 없습니다. 측정하는 공간 주파수의 방향에 따라 렌즈 왜곡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Sagittal (부채살 모양)과 Meridional(원통형 모양) 두가지 공간 주파수로 측정합니다. Sagittal은 중심에서 바깥쪽으로 나가는 방사 방향을 의미하고 Meridional은 중심을 기준으로 원을 그리는 동심원 방향의 선입니다. 선의 방향에 따라 렌즈 해상력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렇게 두가지 라인의 공간 주파수로 측정을 하게 됩니다. MTF 차트에서는 Sagittal이 실선으로, Meridional이 점선으로 표시됩니다. 두 개의 선이 어느정도 일치한다면 피사체의 방향에 따라 이미지의 품질이 크게 달라지지 않지만, 두 개의 그래프의 차이가 심하다면 렌즈의 화질 저하가 한쪽 방향으로만 일어나게 됩니다.


지금까지 MTF 수치와, 콘트라스트, 해상력의 개념, 그리고 MTF 차트의 수치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다음 강좌에서는 MTF 차트의 실제 분석에 대해 설명할 예정입니다.

Posted by hwanjoon